묵상자료 3312호(2010.06.11. 금요일)
시편 109:05-10
5 저희가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았사오니
6 악인으로 저를 제어하게 하시며 대적으로 그 오른편에 서게 하소서.
7 저가 판단을 받을 때에 죄를 지고 나오게 하시며 그 기도가 죄로 변케 하시며
8 그 년수를 단축케 하시며 그 직분을 타인이 취하게 하시며
9 그 자녀는 고아가 되고 그 아내는 과부가 되며
10 그 자녀가 유리구걸(琉離求乞)하며 그 황폐한 집을 떠나 빌어먹게 하소서.
본문 마태복음 13:31-35
31 ○또 비유를 베풀어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32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나물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33 ○또 바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를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34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시지 아니하셨으니
35 이는 선지자로 말씀하신바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을 드러내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니라.
찬송 227장. 저 하늘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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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국 비유가 말하고 싶은 또 하나의 주제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의자에 비하면 마천루 디자인하기가 훨씬 쉽다.” 역사를 빛낸 위대한 남자 여자들의 한 마디를 새롭게 돌아보는 <그 남자 그 여자의 한 마디>. 오늘은 독일 출신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인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의자에 비하면 마천루 디자인하기가 훨씬 쉽다.” 와 함께 합니다.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참 길지요. 하지만 건축과 디자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기억되는 이름입니다. 현대 건축 계의 3대 거장중의 한명이니까요. 특히 현대 건축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Less is more. 적을수록 많다 적을수록 많다. 적을수록 풍부해 진다고 바로 그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유리와 철강으로 만든 단순하고 시각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공간이 흐르는 듯한 확장된 느낌의 건축물들을 추구했지요. 그런 건축관이 담긴 대표작으로는 그릴린 국립 미술관, 뉴욕의 시 그램 빌딩, 시카코의 연방센터 같은 건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나 대단한 건물들을 디자인한 사람이 정작 말하기를, 정말 어려운 건 거창하고 현대적인 마천루 빌딩들이 아니라, 일상에서 쓰는 작고 하찮은 의자라고요. 대단한 위용을 갖춘 큰 의미의 거창함 보다는, 일상적인 사소한 실감이 훨씬 더 중요하고 그런 만큼 더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하긴 공자도 말했습니다. 사람과 귀신 둘 중에서 더 그리기 쉬운 건 귀신이라고요. 일상적으로 대하는 존재가 그렇지 않은 존재보다 더 추상적이니 더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의학계에서도 말합니다. 암치료제를 개발한 의학자보다는, 감기 치료제를 개발한 의학자가 노벨상을 받을 확률이 더 높다고요. 역시 사소해 보여도 보다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일상적인 병의 다스림이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뜻이겠지요. 위대한 사람들도 일상의 사소하고 하찮음이 오히려 난이도가 훨씬 높은 고차원의 위대함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긴 일상 속에 뒤얽힌 혹은 일상이 뒤 얽어놓은 어지럽고 잡다한 난맥들만큼, 인생에서 크게 시간과 마음을 뺐고 뒤흔드는 게 또 있을까요? 그러니 마음 한 켠의 위대한 꿈을 위해서라도, 일상의 사소한 일과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거나 다루고 있는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의자에 비하면 마천루 디자인하기가 훨씬 쉽다는 한 마디와 함께, 지나온 일상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0년 5월 30일 방송>
2. 천국 비유는 다양한 소재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겨자씨 비유>와 <누룩 비유>는 그런 천국 비유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겠습니다. 이 두 비유는 공통점이 많은 내용입니다. 둘 다 실존 그 자체는 매우 작은 것들이라는 점이고, 그러나 그 영향력은 매우 큰 것이라는 점이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런 겨자씨와 누룩을 천국에 연관 지으려 할 때,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천국과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그 점이겠습니다. 그리고 겨자씨와 누룩으로 대변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겨자씨와 누룩이 무엇을 대변하는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별로 눈에 띄지 않은 삶을 살았던 무명의 성도들을 뜻한다거나, 아무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지 않았던 아프리카 오지에서 일하는 어떤 자원봉사자를 의미한다는 그런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 겨자씨와 누룩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란, 천국의 실체가 그 천국을 생각하거나 사모하는 사람들조차 미미하게 여기던 것인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마치 겨자씨가 큰 나무로 자라는 것처럼, 혹은 누룩이 떡 반죽 전체를 부풀게 만드는 것처럼, 엄청난 것으로 다가올 뿐 아니라, 더 이상 비교할 수 없는 최상의 것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신앙을 가진 우리들에게 있어서조차, 천국은 아주 희미한 섬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이 끝나게 될 때나 우리들의 주목을 끌게 하는 주제정도로 생각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겨자씨와 누룩 비유는 이런 우리들의 통념을 흔들어놓게 만드는 주제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천국의 주제에 전 생애를 올인(All In)한 사람들의 경우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자부하면서도, 흑인의 아이들과 백인의 아이들이 손을 마주 잡고 노래하는 꿈같은 세상을 위해서 주저 없이 목숨을 던진 마틴 루터 킹 같은 목사나, 가깝게는 아프가니스탄의 죽어가는 산모들을 위해서 삶을 내던졌던 어느 간호사의 삶이, 어쩌면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생각해 왔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것이 바로 그들 눈앞에 크게 다가온 천국 때문이었으리라고 말입니다. 목숨과 바꿀만한 다른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천국 이외에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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